몇 년 전에 SNS 상에서 어떤 댓글을 남겼다가 이런 답글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댓글을 쓴 것이었는데 이런 답글을 받아서 놀랐었어요. 미친이라는 말은 분명히 공격적인 말인데 그 뒤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를 붙인 것은 나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요. 결국 저는 그 사람과 언쟁을 벌이다가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답니다.
그 후로 몇 년 동안 SNS에 올려진 댓글들을 살펴보고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무언가 공격적인 말을 하고는 뒤에 ㅋㅋㅋㅋㅋ나 웃는 이모티콘을 붙이는 식이었어요. 아주 이상하다 싶었지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요즘의 유행인건가?' '비난의 말을 하고 나서 ㅋㅋㅋㅋ를 붙이는 것이 온라인 매너 같은 건가?' '혹시 비난의 말을 한 것이 미안해서 웃음으로 무마하는 건가?'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의 댓글 사건에서 제가 오해를 해서 예민하게 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할 만한 말을 하면서 웃음을 짓는 것은 굉장히 잔인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답니다.
사람은 누구나 선한 면과 악한 면을 가지고 있어요. 마음 속에 있는 양심의 힘으로 사람들은 선한 일을 더 많이 하고자 한답니다. 그렇다고 악한 일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된다.'라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악한 일을 서슴없이 하기도 합니다. 현실 생활 속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절대 하지 못했을 말도 온라인 상에서는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함부로 말을 하곤 합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에 '그래도 된다'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악마는 '그래도 된다.'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늘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갈 수는 없어요. 결국 최후에 나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한 발 물러서서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가 있어요. 바로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악마가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악마는 재빨리 알아채고 우리를 지배한 후 다른 사람들을 쉽게 상처 입힙니다. 다른 사람을 상처입혀서 좋아하는 것은 우리 마음 속의 숨어있는 악마들 뿐이에요. 우리는 얼마든지 그 악마들을 가두고 막을 수 있어요. '그래도 된다.'라는 말은 악마를 끄집어내는 흑마법의 주문입니다. 그런 생각이 들려할 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만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그리고 연휴 보내길 바라요!
